-

올해 들어서 유독 의기소침해지는 시기에,
주관과 고집의 섹션은 내가 이런 놈이었구나 라는 것을 일깨우기에
많은 도움을 준다.

실제로 그동안 내가 이 곳의 글을 안쓴 것 만큼
나는 나 스스로를 돌아보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

글이 몇 개 안되지만, 공통적인 나의 배경은 "겸업"이었다.
그리고 그것을 하루하루 즐겼다.

나는 항상 여러개를 했고, 일에서는 그 누구보다 어디에 속하든 가장 열정적이고 패기있고, 끝으로 아이디어가 샘솟는 사람이 되고자 했다. 그 점에서는 꽤 만족스러운 점수를 주고 싶은 20~25세였다고 생각한다.

연구소에 전념하면서, 나는 종종 이렇게 말했다.
"대학교 후에 직업이 하나인 적은 이번이 처음이야!"

익숙치 않은지, 때론 밤 늦게 어딘가(?) 나가봐야 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을 주체하기 힘들어서 괜히 올림픽대로-강변북로를 한바퀴 드라이브 해야만 안정이 될 정도로 엉덩이 붙이기가 힘들기도 했다.

하지만, 무슨 일인지 연구소에서 나의 포지션을 깨닿고, 욕심과 이 곳에서의 가능성을 찾으면서 나는 또 일을 벌리기 시작했다.

이윽고, 연구소의 외부 기업과의 계약, 프로젝트 진행, 내부 리서치 그룹 활동, 기타 등등을 체크업 해나가면서 희열을 느끼고, 어느날엔가 문득 이 생각에 다다랐다.

내가 사실 하나에 집중하지는 못할 놈이라는 것을.

그렇다. 새로운 일을 시작하고, 창의적으로 기획하고, 결단하고, 끝으로 무섭게 추진하는 것.
또 다른 일이 오면 "내가 한다"는 말로 시작하여, 시너지를 내고야 말게 하는 것.

그것이 나라면, 일을 한가지만 하게 되었다고 좋아할 노릇도 아니다.
이곳에서도, 나는 내 가능성대로 다 뽑고, 사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내 길이 아닌게 어딧겠나. 지금 서 있는 곳이 나의 길이지.

...

지금은 충분히 치열하게 살아도 손해볼 것이 없다.
까맣게 쓰러질 듯한 손해를 봤다면, 그것이 바로 배운 것이다.
배웠다면, 후에 더 잘하면 되지.

노여움과 슬픔은 나를 빛내기에 먼지구름일 뿐이다.
문득 지나쳤던 사람도, 언젠가 하늘만 보면 나를 발견하겠지.
그러기에 나는 적당히 희미한 빛으로는 만족할 수 없다.

6개월이 지났고, 또 다른 2일도 지났다.

나를 가로막는 것을 더 이상 기억할 필요는 없다.

'주관과 고집(主観と意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프로페셔널이란 #1  (2) 2006.09.14
리더의 위치로 남에게 부탁할 때.  (1) 2006.08.21
나에게 종교란  (89) 2006.04.13
나는 디스커버리 채널을 많이 본다.
잠이 안 올 때나 저녁 먹은 후 1시간 등등.

나의 구미를 끄는 방송은 주로 목요일 저녁 즈음이다.
그래서 목요일 저녁을 디스커버리채널 방송 보는 시간으로 잘라놓기도 한다.
그 때는 주로, 새로운 과학, 건설 등의 공학적인 내용이 유독 많다.

...

그 중에서 가장 놀란 것은, 초대형 건설 프로젝트 관련 방송이었는데
유럽의 프랑스인가...에서 스위스를 거치는 광자가속기 건설이었다.
그 광자가속기는 일종의 원형터널인데, 그 터널에 전자를 빠르게 돌리고,
그 속도는 과학자들이 자석으로 제어한다. 전자석크기가 왠만한 아파트 크기이다.

관련기사: http://article.joins.com/article/article.asp?ctg=1205&Total_ID=2257053

전형적인 물리학 분야로, 그것으로 주로 우주의 생성 등을 연구할 수 있다. 사실 그 이면에는 핵폭발 시뮬레이션 등을 할 수 있다. (역시 공학이란 전쟁과 관련되기 마련이다)

포항공대에도 있다. 내 고등학교 땐가 지었던걸로 알고 있다.
그거 지어서 포항공대의 물리학 수준이 국내 최고수준으로 올랐다 했지.


왜 놀랍냐면, 그것의 건설에 스위스와 프랑스가 땅을 내어 준 것이다.
정말 놀랍지 않은가? 우리나라가 과학기술 발전을 위해 일본과 연결시키는 건설을 하겠다면, 그 누가 동의하겠는가?

잘 모르겠다. 이것이 EU의 힘인지.

경이롭다.

...

정치, 외교, 자금, 그리고 과학...

정부의 돈을 받는 곳에 있다보니, 때로는 과학 그 자체보다 정치와 외교에 더 큰 영향을 받는 것을 알고는 매우 스트레스 받은 적이 있다.

나의 석사 때 연구의 competitor는 카네기멜론의 어느 연구소의 박사과정인데, 그 연구소는 5개의 초대형 펀드를 받고 있었다.
DARPA,마이크로소프트,SUN,hp 등등...
그렇게 조성된 펀드란, 과연 어떤 느낌일까 사뭇 궁금했다.

NiCT 경험은 나에게 큰 눈을 줄 것이다. NiCT는 정통부의 자금운용과 비슷하면서도, 훨씬 열린 자세, 강력한 지원 등을 한다고 알고 있다. 배우자.

배울 땐, 배우자.

'생각의 기록'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잡지에 나옴.  (1) 2006.09.06
마이크로소프트  (1) 2006.09.02
욕심내기  (2) 2006.08.29
마이크로소프트. Microsoft.
참 무서운 회사라는 생각이 든다.

리돈기가 했던 말 중에서 "과거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MS 같은 시스템을 지닌 회사는 없을 것이다." 라고 술먹으며 한 이야기가 있는데, 참 볼수록 무서운 회사다.

IT 회사로서 얻을 수 있는 명망은 다 얻은 MS의 시스템은 대단히 견고한데, 그중 특이할 점은...(수도 없이 많지만) 다음과 같다.

- 민첩한 변화: 그들은 환경에 대단히 민첩하게 반응한다. 절대로 무식하게 수직적이지도 않고, 굳지 않는다. 그들은 블로그를 가장 잘 활용하는 기업이기도 한데, 그것이 공룡기업을 얼마나 신속하고 작고 그러면서도 조직적으로 만들어주었는지 모른다.

- 철저한 관리: 보안에 구멍이 났느니, 에러가 났느니에 대해서 생각보다 빨리 대처한다. 그래서 오픈소스 진영의 뾰족한 장점 중 몇가지를 상쇄시킨다. 즉, 독점이라고 배뚜들기지는 않는 것이다.

- 직원 교육: 누가 뭐래도 직원만큼은 회사를 위하는 마인드로 무장해야 한다. 욕을 하든, 칭찬을 하든 최종적으로는 회사를 위하는 행위면 모두 용서되어야 한다. MS가 직원관리 시스템이 어떤지는 몰라도, 그들 중 딱히 말썽을 일으켰다는 직원도 없다. 있어도? 견고한 시스템 덕에 절대로 치명적이지 않다.

- 직업 창출: 깨놓고 말해서, MS만큼 서드파티 업체를 살리는 회사도 없고, 많은 직업을 창출한 회사도 없다. 그것은 엄연히 창출이다. 개발자 직업이 만족스럽든 말든간에 어쨌거나 그 일에 만족하는 사람도 대단히 많다는 것을 알면, 여느 정부의 고용창출정책보다 훨씬 파급이 있다. 이번에 Express 제품군이라고 개발툴(언어)도 무료배포하는 것에서 할말을 잃었다. 막말로 컴퓨터만 있고 시간만 있다면 엄연한 직업인이자 실력자로 성장할 여지를 주는 것이다.

- 호환성, 제품 퀄리티: 옛날은 몰라도, MS 는 사실 불가능한 일을 했다고 생각한다. 수천 수억가지의 부품조함의 PC도 아무 문제없이 돌아가고, 심지어 지금 나오는 제품의 호환성은 windows 95,98 까지도 보장한다. 자신의 제품이 새로운 것으로 10년간 새 부품을 끼워볼 여지를 마련하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니다. 이것이야말로 어느 회사도 못한 짓이다.

- 사업추진력: 많은 사람들이 돈으로 밀어부치느니, 땜빵하느니 하는데, 사실 그것도 엄연히 능력이다. 이 글을 쓴 가장 큰 동기는 XNA beta를 출시했다는 기사를 본 후인데, 이것은 Xbox360과 윈도우 모두에게 동작하는 게임저작도구(?)이다. 정말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 회사가 이 뛰어난 플랫폼에서 개발하고 싶어하지 않겠는가? 스티브 발머는 "유투브는 고속성장에 재미난 사이트지만, 수익모델로 연결시킬지 잘 모르겠다." 라는 말을 한 적이 있는데, 그가 유행이 아니라 수익모델을 철저히 분석하고 추진한다는 것에서 놀라웠다. MS 기업이미지에 비해 xbox 가 이렇게 시장진입 단기간에 호평을 받는 것은 정말 위력적이다.

- 장수 직원: 얼마전 비디오에 사원번호 "1"번 직원이 아직도 일하고 있고, 그 외에도 10년 넘게 근무한 사람들이 많다. 우리나라 대기업과 차이점은, 10년을 근무해도 여전히 머리를 짜내며, 근무도 만족한다는 것. 우리나라 대기업은 옮길 수가 없어서 못옮긴다 하지만, MS에서 일한 사람은 다른 곳에 갈 여지가 충분히 많음에도 장수 직원이 많은 것은 놀랍다.




... 대학교 4학년 때 "일하는 법 마이크로소프트에게 배워라" 라는 작은 책이 있었는데, 대단히 흥미롭게 읽었다. 당시도 시스템에 엄청나게 신경을 쓰던 터라 눈을 붉히며 읽기도 했다.

'생각의 기록' 카테고리의 다른 글

디스커버리 채널에서 하던 방송  (0) 2006.09.04
욕심내기  (2) 2006.08.29
찡그리는 얼굴은 싫어  (0) 2006.08.28
1 ··· 7 8 9 10 11 12 13 ··· 87 
BLOG main image
-
전형적인 개인 홈페이지
by ------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260)
생각의 기록 (128)
통기레쓰(こばみご) (52)
15분 스케치 (15分スケッチ) (0)
연구이야기(研究はなし) (0)
오픈램프 (0)
영화(映画) (42)
주관과 고집(主観と意地) (5)
사진(写真) (12)
NiCT (12)
Log (6)
- (0)

달력

«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