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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오오오랫만에 쓰는 '주관과 고집' 섹션

그동안 나는 많은 리더를 만났다.
대부분은 벤쳐 회사의 리더이고, 그들은 안보이는 미래, 안정되지 않은 내부 시스템, 노동을 두려워하는 직원, 끝으로 무수한 외부의 공격으로부터 회사를 지켜내야 했다.

몇몇은 홀로 고군분투 하였고, 몇몇은 파트너가 현명했으며, 또 몇몇은 이도저도 없이 망할 수 밖에 없는 캐릭터였다.

...

뭐가 어찌되었건, 나는 윗자리 아랫자리 있을 때 당연히 주로 아랫자리, 혹은 최하 꼬래비 자리에 있어왔는데, 가장 스트레스 받는 것이 바로 인터럽트 였다.

그들은 흔히 이렇게 말했다.
"나는 그런거 다 했어."
"고작 그런걸로 툴툴대냐"
"게으른 놈"

...등등.

문득 무서운 것을 발견했다면, 내가 랩의 지위가 올라감에 따라 느낀 것은 아래의 위치에 있는 사람을 이해하기란 정말로 힘들다는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건, 내가 그것을 겪었으니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것은 정말 대단한 경험이다. 대충 책상물림하다가 학위나 고시 등으로 월반(?)한 사람들이 못 느낄 것을 느꼈다고 생각한다.

그 스트레스가 얼마나 심했는지는 다시 생각해도 참...말로 표현 못한다.

...

물론 지금 랩원들의 상황과 회사는 다르긴 하다.

회사는 일방적으로 task만 처리했고, 내가 욕심부리면 그것조차도 또 task가 되지만. 랩은 자신만의 욕심도 존재한다. 랩과 사회에 기여하지 않는 순전한 자신의 욕심 말이다. 하지만, 그것이 자신을 발전시키는 행위라면 막을 필요는 없다.

어쨌거나, 일이 있다면 시키긴 해야 겠고, 아래 사람은 스트레스 받아서 죽어버릴 상황.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

시간을 충분히 준다.
그것만이 답일 것 같다.

적임자가 나오면 적임자가 해야 겠지만, 책임자가 있는 상황에서는 책임자가 하는 것이 맞고, 그 책임자에게 부탁을 할 때는...

시간을 매우매우 여유있게 + 좀 더 여유있게 부탁한다.

사실, 그 여유는 나에겐 매우 힘든 일이다.
다그치고 몰아붙이고, 남보다 속도가 매우 빠른 나이기에 여유란 나로서는 대단한 인격수양을 요구했다.

최근 일련의 여행 중에 느낀 것이라면, 그 여유 좀 준다고 세상이나 조직이 망하지 않는다.

그렇다. 이미 그 상태로 몇년, 몇개월 있던 일이라면, 여유 좀 더 줘도 괜찮다. 물론 안해도 상관없을지도 모른다. 내 눈꼴에 밟혔다는 게 문제였으니까.

랜선 하나 묶고 책상 하나 맞추는 것 쯤 안해도 상관없다.
그렇게 살아온지 몇년 몇개월 되었으니까.

하지만, 해야 한다면 고작 랜선 묶는 10분의 일처리에도 2주일을 준다.

...그래야 했다...

난 그러면서도 치밀어오르는 답답함을 누르곤 하지만, 그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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