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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하는 여자.

생각의 기록 l 2005. 12. 20. 23:20
내가 용팔이였던 2000년.
(주: 용팔이- 용산에서 컴퓨터파는 일을 하는 사람을 낮추어 부르는 말)

나는 한 살 많은, 김모양이라는 적당히 예쁘장하게 생긴 여자 한 명을 알게 된다.

그 여자랑은 지금도 나와 msn을 하거나,
가끔 용산에 가면 "하이루~" 하곤 하는데...

얼굴을 보면 전혀 드라이버 잡거나 본체 들었다놨다 할 사람은 아니게 생겼다만...

오늘 msn 하다가 그 사람이 용산 스페이스9에 열었던 매장을 철수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런다?

"아무 준비도 없이 1년만에 철수한거면 성공적인 실패지."
"일단 다시 빌붙고 내년이나 내후년엔 좀 더 준비해서 멋지게 해야지."


호오....정말 멋진 여자야.

성공적인 실패.
자기 자식같은 점포 셔터를 마지막으로 내릴 때의 심정은 내가 잘은 몰라도 비슷할만큼은 느낀다.

게다가 또 도전한단 말인가.
이미 저 필드는 충분히 지겹지 않을까. 무려 6년째다.
물론 그녀는 다른 곳도 갈 수 있다.
대단히 고학력을 요구하는 곳이 아니라면 환영받을 사람이다.

그녀는 충분히 강하다.
같이 일했을 때도, 난 그것을 늘 느끼곤 했다.

놀라운 것은, 그녀가 한 때...뭐 남자한테 채였든 뭐든 이유는 모르겠다만 전화를 들고 운 적이 있다는 것이다. 휴지를 야구공 만큼 뭉쳐들고 얼굴이 뻘개져서 홀짝홀짝 울면서 통화하드라.

지금 생각하면 뭐 "여자는 전화기 붙잡고 울 때가 있구나"하고 가볍게 생각할 일이지만, 난 그 장면을 보고 얼마나 쇼크를 먹었나 모른다.

anyway. 요점은...
사람에겐 외모와는 별로 상관없는 적성이 있다는 것과
강한 여자도 약한 내면이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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