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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ive

생각의 기록 l 2006. 9. 10. 02:33

"저는 너무 Naive 하지 않아요?" - 그녀가 웃으며 물어보았다.


Naive 하다라....사전적 의미와 내 생각은 꽤 다르다.

Naive는 Novice와 동일한 어원이다. 원래 전쟁터에서 초짜가 겁이 없거든.
그래서, 나는 '무모하다'로 해석했다.

그렇게 말하면 좀 부정적인 느낌이 드는데, 사실 낙천적/낙관적이라는 말이겠지.
문득 궁금해졌다. 낙천과 낙관은 뭐가 다를까.

낙천

[樂天] <명사> 세상과 인생을 즐겁고 좋은 것으로 보는 생각. <반의어> 염세(厭世).


낙관
... <명사> ① 인생을 즐겁게 여기거나 세상을 밝고 좋게 생각함.
② 일이 잘되어 갈 것으로 봄. ¶ 정세는 ~을 불허하고 있다. <참고> 낙천(樂天). 낙관-하다 <타동사><여불규...

글쎄. 내가 얼마나 자의적으로 해석할지는 모르지만, 낙천낙관은 아주 조금 다른 것 같다.

낙천에서 '하늘 천'을 쓴 것은 대단한 의미를 지니는 것 같다. 하늘을 즐거운 마음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혹은, 즐거운 마음으로 하늘만 쳐다보는 '웰컴투 동막골'의 강혜정 같다고나 할까. 대단히 자조적인 느낌이 든다.

낙관은, 바라보는 것이다. 적어도 하늘은 아닌, 사물이나 상황을 바라보는 것이다.
이것은 그것에 대한 본질을 이미 파악한 후에나 취할 수 있는 행동이라 생각한다.
즉, 정세를 이미 꿰뚫어보고 있은 후에 '긍정의 힘'으로 대처하는 것이다.

처음 생각에는 낙관이 더 나쁘게 생각되었다. 왜냐하면 수수방관과 어감(나는 혀와 성대가 이루어내는 음성적인 '어감'을 대단히 중요시한다)이 비슷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자의 뜻을 찾고 다시 바라보니, 낙관적인 것이 낙천적인 것보다 더 너에겐 어울리는 말이라 생각된다.

...

자신이 Naive하다는 것은 언제나 새로운 도전을 환영할 자세가 되어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문제에 대해서는 신선함을 많이 느끼지만, 환경에 대해서는 뭔가의 익숙함을 찾으려고 대단히 애쓰는 모습을 보인다. 도쿄에 처음 갔을 때, '신주꾸역은 서울역과 비슷하군', 혹은 '요시노라는 김가네 같은 곳이군' 식으로 억지(?) 동질성을 연결시키는 스스로를 봤다.

하지만, 그것은 완전히 환경이 다른 곳. 예를 들어 스페인에 갔을 때 많은 부분 없어졌다.

왜냐하면, 그곳은 동질성을 찾을 바엔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고 스스로에게 재해석하는 것이 머리에 더 가뿐하기 때문이다. 모르는 언어, 유럽인, 건축미학, 차량 등 환경에서 동일한 것이라고는 "돈을 주면 물건을 살 수 있다"만 있었던 것 같다.

Naive 하다는 것. 그것은 20대의, 나아가 인생의 '가능성'에 대한 답을 꾸준히 줄 수 있는 첫번째 발걸음이라고나 할까.

나도 Research 할 때 기존 연구와 동질성만 찾을 것이 아니라(깊게 내려갈수록, 습관적으로 그렇게 된다) 완전히 백지상태로도 보면, 그것도 작게나마 naive한 태도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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